스타트업의 기본 마인드셋 (아이템)

2022. 8. 4. 16:35Thoughts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스타트업을 시작해보겠다며 창업전선에 뛰어들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제대로 하는 사람의 비율은 이전보다 더욱 줄어든 것처럼 느껴진다. 스타트업 산업이 활발해지기 전에는 당장의 돈과 명예보다는 미래의 가치와 사회적인 임팩트를 중요시하는 진또배기들만 진입했지만, 요즈음에는 스타트업이란 게 마냥 돈도 많이 벌고 간지나게 일하는 것처럼 보이는지 너도 나도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것 같다. 이 사람들이 갖고 있는 생각은 보통 "내가 만들고 싶은 거 만들면서 재밌게 돈 많이 벌고 싶다" 정도이다. 이건 참으로 잘못된 생각이다.

스타트업의 핵심은 고객의 큰 문제를 해결해줌으로써 빠른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고 따라서 사업 아이템 또한 고객의 문제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초기 (자칭) 창업가들은 오로지 '자기가 만들고 싶은 것'에 매몰되어 있는 듯하다. 고객의 고통에서 시작하지 않았다면 높은 확률로 고객은 그 부분에서 고통을 느끼고 있지 않다. 대표적인 잘못된 예시로는 "이런 게 있으면 좋지 않을까?"라고 창업가 스스로 떠올려서 구체화한 아이템 등이다. 누구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이번에는 진짜 대박을 칠 것 같다며 기대하지만 최소한의 유저도 모으지 못하는 경우가 절대다수다. 제대로 된 아이템은 나의 발상보다 누군가의 불평이 먼저 와야 한다. 이런 점에서 창업 아이디어는 머릿속에서 떠올리는 것이 아닌, 사람들 속에서 찾는 것이라고 하는 게 맞을 거다.

스타트업은 여타 산업과 달리 정치와 권모술수가 통하지 않는, 내 생각에는 스포츠와 가장 비슷한 분야다. 어떤 사람 혹은 회사가 성공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필요충분조건은 오직 하나, 고객의 문제를 제대로 풀어주고 있나? 하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를 푼다'는 이 표현은 많은 창업가들에게 혼란을 야기시키는 듯하다. 문제를 풀 거랍시고 하는 이야기들을 듣다보면 애초에 전혀 문제가 아닌 경우가 많다. 시장이 어떻고 사회가 어떻고 하는 사람들은 명제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 생각했을 때 문제인 것이나 사회의 문제가 아닌, 사람들이 실제로 느끼는 고통을 해결해줘야 하는 것이다. 지금 아이디어를 내어놓고 있다면 거울을 보고 자문해보자. 정말 사람들이 이것에 대해서 고통을 느끼고 있는가? 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 얼마나 자주 고통을 느끼는가? 명쾌하게 대답할 수 없거나 본인이 생각하기에도 끼워맞추는 것 같다고 생각이 들면 솔직하게 아닌 것이다. 요즘 아무리 잠재고객의 반응을 확인해보는 것이 아이템 선정의 필수 요소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그냥 얘기만 들어봐도 안될 놈인 걸 알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 있다.

제프 베조스는 "요즘 젊은 사업가들 사이에서 자신의 사업계획이 얼마나 파괴적으로 혁신적인지 이야기하는 것이 유행인데요. 하지만 발명은 시장을 파괴하지 않습니다. 오직 고객의 채택만이 시장을 파괴하는 겁니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사업 계획은 내 생각에서 놀면 안되는 거다. 아무리 말해도 부족함이 없다.

누구나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으로 스타트업을 시작하지만 그 마음만 갖고는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다. 매일밤 유튜브로 스타트업 영상들을 보며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억지 동기부여(특히 인기가 많은 스타트업 영상들은 사업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기보다는 그냥 감동만을 목적으로 가슴을 웅장하게 만들어주는 동기부여 내용에 불과함)를 받을 것이 아니라, 사업가들 명언 읊어대며 사업가 코스프레나 할 것이 아니라 그 시간에 사람들이 고통을 느끼는 것이 뭐가 있을까 하고 아이템을 찾아다녀야한다. 추상적인 비전을 갖고 구름 위에서 놀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명확히 인식하고 집중해야 한다. 스타트업은 간지나고 팬시한 직업은 고사하고 오히려 고객의 문제를 붙잡고 끊임없이 사투하는 도그파이트에 가깝다. 대부분의 날들을 진흙탕에서 굴러야하고 하기 싫은 일도 많이 해야한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