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6. 14. 04:21ㆍThoughts
뭔가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 대해서 사람들은 모두 각자만의 맥락에서 매력을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한 사람들의 명언을 푯대 삼아 나아가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 사람들의 동기 부여는 그 사람들의 것이었을 뿐, 높은 확률로 우리의 것과는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센드버드의 코파운더 김동신 대표는 "너무나도 보편화되어서 도대체 이걸 누가 시작했는지도 모를 정도의" 제품을 만들어 세상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VCNC의 코파운더 박재욱 대표는 "내가 만든 IT 서비스가 사람들의 삶에서 자그맣게라도 변화를 만들 수 있다면 평생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아서"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모두 멋진 말이지만 이 똑같은 맥락을 우리의 동기로 재활용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무엇을 직접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즐기고 있다면, 우리는 각자 정확히 어떤 구체적 맥락에서 동기부여를 받고 있는가?
나의 경우는, 아직 확실하지는 않지만, '내가 아니라면 (어쩌면 세상이 멸망하는 날까지) 사람들이 겪지 못할 경험'을 만드는 데에서 희열을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누군가 이미 하고 있는 아이템에는 전혀 끌리지 않는 것 같다. 굳이 내가 아니어도 다른 사람들이 열심히 만들고 있으니까. 10년 전 소셜 커머스 시장이나 지금의 공유 킥보드 시장처럼 너도 나도 뛰어드는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참 신기할 따름이다. 저 사람들은 어떤 동기를 갖고 일하길래 저게 되나... 싶은 마음이다. 물론 작금의 시장이 나아가고 있는 방향이 마음에 들지 않아 올바른 길로 세상을 인도하기 위해 그런 시장에 참여하는 분들에 대해서는 항상 존경심을 갖고 있다.
우리가 살면서, 세상 참 좋아졌다 - 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아무래도 나는 좋아진 세상에 감탄을 하기보다는 직접 세상을 좋게 만드는 역할에 훨씬 더 끌린다. 하지만 내가 조금이라도 부족하다면 절대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없을테니, 오늘도 열심히 깨지며 배우려 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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