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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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의 지각된 기회비용
요즘 들어 내가 지각하는 선택과 집중의 기회비용이 너무 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사람들이 쓸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드는 과정을 너무 너무 좋아하고, 앞으로도 계속 이 일을 하며 살 거란 사실을 확실히 알고 있는데 대학교 학점 같은 (어쩌면 나에게는 거의 필요하지 않을 수 있는) 요소들을 과감하게 놓지 못한다. 그만한 용기가 없는 것 같다. 얼마 전 만나 뵈었던 21학번 공대 후배님께서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학업 때문에 제대로 못하겠으면 어떻게 해야 되냐"는 고민을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다들 처음 만난 사이에 어색한 분위기를 모면하려 즉석에서 만든 고민이었을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내게는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나는 "지금 하고 싶은 일이 있더라도 나중에 우리 생각이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는 ..
2021.06.19 -
개인적 동기부여
뭔가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 대해서 사람들은 모두 각자만의 맥락에서 매력을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한 사람들의 명언을 푯대 삼아 나아가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 사람들의 동기 부여는 그 사람들의 것이었을 뿐, 높은 확률로 우리의 것과는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센드버드의 코파운더 김동신 대표는 "너무나도 보편화되어서 도대체 이걸 누가 시작했는지도 모를 정도의" 제품을 만들어 세상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VCNC의 코파운더 박재욱 대표는 "내가 만든 IT 서비스가 사람들의 삶에서 자그맣게라도 변화를 만들 수 있다면 평생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아서"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모두 멋진 말이지만 이 똑같은 맥락을 우리의 동기로 재활용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무엇을 직접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즐기..
2021.06.14 -
첫번째 프로젝트를 돌아보며 (6/9 수정)
어릴 적 가졌던 사업가의 꿈을 다시금 되찾으며 처음으로 코딩을 공부하기 시작한 것이 2019년 11월입니다. 공식적인 1호 프로젝트는 직접 만든 웹사이트를 2020년 4월에 공개하며 시작했으니, 짧게 봐도 벌써 1년하고도 2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네요. 저는 다가오는 9월 초 군입대를 하기 전에 갖고 있는 개인사업자를 모두 정리해야 합니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는 입대 전까지 괄목할 성과를 거두어서 법인화까지 시켜놓고 가겠다는 포부가 있었지만 지금 상황은 조금 거리가 멉니다. 거의 항상 그렇듯 제 계획대로만 되지는 않았죠. 앞으로 약 세 달 동안 어떻게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 첫번째 프로젝트를 하며 배운 점들을 지금부터 조금씩 기록해두려 합니다. 시간이 더 지나면 하나씩 잊어버릴 것 같아서..
2021.06.08 -
내가 사업에 갖는 의미의 중요성 (센드버드 김동신)
제가 정말 정말 좋아하는 SendBird 김동신 대표님의 인터뷰 영상입니다. (TMI) 제가 한국 스타트업 씬에서 좋아하는 대표님이 딱 두 분 있는데 다른 한 분은 비바리퍼블리카의 이승건 대표님입니다 누군가 제게 사업을 시작할 때, 그리고 코파운더를 구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점을 하나만 꼽으라면 이 내용을 꼽을 것 같습니다.
2021.05.27 -
[스탠포드 스타트업 #4] Building Product, Talking to Users, and Growing
전문 번역을 하기는 시간이 없어서 제가 중요하다고 느낀 내용들만 기록합니다. 좋은 내용이 많으니 관심 있으신 분은 비디오를 직접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영어 자막도 있어요. 1.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길 때, 학교를 자퇴하거나 회사를 그만둘 필요는 없지만 일에 집중하기 위해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일주일에 하루 이틀 정도를 연속으로 집중하는 것이 매일 두어 시간씩 내는 것보다 좋습니다 2. 창업 뉴비들은 보통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아이디어 뺏길까봐) 제품을 열심히 만든 다음에 시장에 내놓습니다. 하지만 초창기 피드백을 거의 얻지 않았기 때문에 쓰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고, 경우에 따라 유저들을 살 수도 있지만(돈을 태워서 가입시킨다는 말이겠죠) 그렇게 해봤자 모두 소용이 없는..
2021.05.17 -
창업 아이디어와 인간 생활의 모듈화
프로그래밍에는 모듈화라는 개념이 있다. 하나의 파일 안에서 인라인으로 모든 코드를 다루기에는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기능 별로 파일을 분리해서 따로 관리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렇게 하면 코드의 유지/보수가 상당히 쉬워지고, 코드의 재사용성이 높아지며, 코드의 의미를 파악하기가 쉬워진다. 특히 다른 사람이 만든 모듈(third-party module)을 가져다 쓰는 경우에는 그 기능을 구현하고 업데이트하느라 직접 고생하지 않아도 된다. 해당 기능이 만들고자 하는 서비스의 핵심 요소가 아닌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채팅 API를 판매하는 B2B SaaS 스타트업 센드버드가 최근 유니콘이 되었는데, 채팅 기능을 구현하는 데 들어가는 개발자들의 피 땀 눈물을 생각하면 왜 이제야 유니콘이 되었는지 의아스러울 정..
2021.05.01